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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이 방문하면 꼭 데리고 갔던 곳이 있다.

 

비겔란 조각공원이다. 

 

이곳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화창하나 모두 아름다운 곳이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곳(물론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했다.)이기도 했고,

 

이렇게 넓은 공원에 한 사람의 조각 작품들이 있는 독특한 컨셉 때문이기도 했다.

 

손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하는 화난 어린이 동상. 방문한 사람들이 모두 한번은 만지고 가서, 동상의 한쪽 손이 금색이다.

공원 안에 있는 다리의 양 옆에는 사람의 일생 속 가장 친밀한 관계들 속에서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조각되어 있다. 

 

서로 사랑하고, 껴안고, 화내고, 싸우고, 함께 커가는 그런 모습들.

 

공원에 있는 조각 중 가장 좋아하는 조각의 모습이다. 아늑하고 따뜻하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하이라이트 조각 'Monolith'

 

공원의 가장 안쪽에는 'Monolith(거대한 돌기둥)'라는 거대한 조각상이 서있는데, 사람들이 사람들의 위로 탑처럼 쌓여있고, 나이와 성별은 다르지만 잠들어있는 것이거나 죽어있는 모습이다. 

 

약 17m의 이 동상은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거대한 작품이고, Monolith라는 이름도 그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작품의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지만, Vigeland Museum에서는 '부활에 대한 환상, 영적인 세계에 대한 그리움과 투쟁' 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나의 경우에는 서로 애착의 관계들의 모습과 대조되어, 서로 더 높이 올라가려고 하는 경쟁 그리고 그의 결말은 죽음, 무(無)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한편, 비겔란 공원은 함께 걸어도 좋지만 혼자 걸어도 좋은 곳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아름다운 모습이기에 음악을 들으며 넓게 한바퀴 돌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개운하다.

 

봄과 여름에는 꽃과 나무가 싱그럽고, 가을은 단풍으로 고즈넉하고, 겨울은 햇살쬐기 좋다!

 

7월 경에는 예쁜 장미가 공원 가득 핀다. 

 

가을의 풍경은 차분하고 우아하다.
겨울은 깨끗하고 하얗다. 날씨 좋은 날에는 가만히 벤치에 앉아 햇빛 쐬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혼자일 때도 많이 걸었고, 함께 와서도 많이 걸었던.

 

넓고 아름다운 미술관, 비겔란 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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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에서 살면서 내가 가장 좋아한 장소 중 하나는 송스반 호수(Songsvann)였다.

 

지하철로 30분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오슬로에 사니 그런 곳에 그토록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동그랗고 큰 호수를 빙 둘러 약 한시간 가량 걸을 수 있는 흙길이 나있고, 

 

길 주변에는 키 큰 소나무들이 서있고, 호수에는 둥둥 떠다니며 물장구치는 오리와 백조들이 있다.

 

 

내가 송스반 호수에 처음 간 것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때였다.

 

호수는 꽁꽁 얼어있었고, 호수를 빙 둘러 길의 중간 지점 정도까지 가기 전까지는 눈이 내렸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고 그 중에는 아이 두명을 데리고 온 아빠도 보였다. 

 

깨끗하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수면 위로 눈이 쌓인 송스반 호수 (2019.2월, 송스반호수)
호수 길을 걷다보면, 개울들도 나온다. (2019.2월, 송스반호수)
눈이와서 사람이 많지 않은 날이었다. 한 남자와 아이 둘의 뒷모습 (2019.2월, 송스반호수)

 

소나무에 맺힌 물방울, 깨끗하고 예쁘다. (2019.2월, 송스반호수)

 

송스반 호수는 여름이 되면, 한국의 한강 같은 곳이 된다.

 

물론,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여름의 송스반 호수는 운동하는 사람들, 모여앉아 노는 사람들 등으로 꽤나 붐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호수 근처에 가족끼리, 친구끼리 둘러 앉아서 휴대용 숯불로 소세지나 새우 등을 구워먹고, (한국과는 다르게) 물속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고, 누워서 햇살을 쬔다.

 

나도 수영을 해보려고 했지만, 물이 그렇게 깨끗해보이지는 않아서 (그리고 오리랑 같이 같은 물에 들어가본적은 없어서) 결국 용기가 없어 실행을 못했다. 

 

호수 길 산책(2019.7월, 송스반호수)

 

걷기는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이라던데,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으며 송스반 호수의 길을 걷다보면 괜시리 어지러웠던 마음이 깨끗하게 정리되는 것을 느끼곤 했다.

 

깨끗한 공기와 한가로운 풍경과 행복해보이는 사람들.

 

오슬로를 떠나서도 기억하고 싶다. 

Posted by tranqu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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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초,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살게 되었고, 

 

2021년 초,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떠나기 전, 이곳의 온도와, 하늘과, 풍경들이 시간들로 인해 완전히 잊혀지지는 않도록

 

아주 주관적인, 따라서 그리 실용적이지는 못한 여행 일기를 써보려 한다. 

 

눈내린 비겔란 조각공원 (2019.2월)

 

 

노르웨이는 보석같은 나라였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만나고 보았던 사람들은 친절하고, 여유로웠다.

 

Takk(고마워요), Beklage(미안해요)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서울 지하철과 같은 공간에서 (물론 퇴근길 오슬로 버스나 지하철은 붐빌 떄도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어깨를 밀치고 지나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참 동양인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았을 때에도, 한번도 불편한 시선을 느껴본 적이 없다. 

 

겨울 밤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그래서 필라멘트 색깔의 불빛들이 더 아름다웠고,

 

겨울에 걷는 길은 성에가 껴서 미끄러웠으나, 조심스레 한발 한발 내딛으며 바닥을 살피면,

 

수없는 반짝거림 때문에 현기증이 나기도 했다. 

 

 

2년동안 살면서 내가 많이 좋아했던 곳과, 좋아했던 일상을 중심으로 

 

노르웨이에서의 삶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록해보려 한다.

Posted by tranqu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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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되었을 때는 믿기지가 않았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나서야 인정하게 된 나이, 30대. 

 

아직 마음은 20대, 대학생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생각해보니 친구들도 하나 둘씩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고 있다. 시간은 흐르고 있다. 

 

 

30대를 머리로 생각해보니, 20대 때보다 더 숨가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이 캄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완전히 미지의 세계였기 때문에.. 

 

결혼은 어떻게 하는 거고, 집은 어떻게 마련하고, 아이는 어떻게 낳는거지..? 아니, 일하는 것만으로도 내 하루가 빡빡한데 어떻게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지? 아이를 키우기 위해 육아휴직을 하면 내 승진은 어떻게 되려나? 나는 직장에서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 되지? 

 

답답하고,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나만의, 내 삶은 끝난건가 - 라는 아주 슬픈 생각까지 미쳤을 때, 우연히 지나쳤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괴테

 

비록 당신이 지금은 방황하고 있지만 그 방황은 당신이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괴테가 말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라고. 그러니 당신은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책 중에서)

 

 

참 고마운 말로 시작하는 책이었다. 방황해도 괜찮은 거라고 토닥여주는 언니 같았다. 

 

아래는, 내가 읽으면서 기억해두고 싶은 이야기들을 써두려고 한다. 

 

 

1. 서른살에 느끼는 슬픔과 막막함, 괜찮다. 

 

부모의 보호와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주인이 되는 독립은 우리가 간절히 원하던 것이었다. 그러나 독립은 자유와 희망 못지 않은 크기의 슬픔과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부모와의 이별을 뜻하며, 부모 밑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지내던 어린 시절과도 이별하는 것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책 중에서)

 

서른 살은 한 세계의 끝이자 다른 한 세계의 시작이다. 하나의 문이 쾅 닫히고 다른 문이 열리면서 과거에 누렸던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나이. 열린 문 안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안으로 혼자 걸어 들어가야 하는 나이. 그래서 서른 살은 20대의 젊음에 뚜껑을 덮는듯, 무거움으로 다가온다. (책 중에서)

 

항상 함께 맞이하던 1월 1일 새해 아침과, 함께 풀어보는 성탄절 선물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 밥과, 세상 편한 자세로 온가족이 함께 영화 보던 거실.. 

 

이 모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간으로부터 나와 독립해야 하는 시기가 가까이 오니, 슬픈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슬픈 마음이 드는 것을 인정하면서 아직 그 곳에 있는 동안 더 따뜻하게 가족을 대하고, 또 이렇게 따뜻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겠지. 

 

 

그것은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으며,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나면 누군가 틀림없이 나타나 상황을 바꿔 줄 것이라는 어릴 적의 기대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권리보다 의무가 큰 시절이 왔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나의 힘은 그다지 크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자유 또한 제한적이며,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조차 불완전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계를 깨닫는 것, 이젠 더 이상 선택할 수 없게 된 것들을 인식하는 것, 이루지 못한 꿈과 현실의 간극을 깨닫는 것 등은 인간 존재의 한 모습이다. 그러므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가 세상이고, 내 소망은 명령이다' 라는 전지전능했던 유아기의 나르시시즘을 포기하고 그와 이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중에서) 

 

삼십대 때 또 이별해야 하는 것은, 유아기적의 나르시시즘이다. 늘 보호받는 아이, 늘 주목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아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보호받지 않아도, 주목받고 사랑받지 않아도, 그래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며, 내가 이제 나 자신, 그리고 나아가 누군가를 보호하고, 사랑하고, 주목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 당당하게 선택하고, 나아가고, 새롭게 꿈을 꾸고.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정말 하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모두 내가 선택한 것이다. 

그러니 일단 선택하면 그에 최선을 다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면 그것을 과감히 엎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괜히 시대를 탁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탓하고, 애매한 사람에게 그 선택의 책임을 전가할 일이 아닌 것이다. (책 중에서)

 

그리고 세상이 내 모든 것을 빼앗고, 나에게 최악의 상황을 주었더라도 나에게는 절대 빼앗길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내 선택이다. (책 중에서) 

 

일을 하면서, 때때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보다 일을 우선시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일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애인을 회사 밖에 세워두고 기다리게 하고.. 또 기다리게 하고..

부모님과 함께 가기로 한 여행 당일, 연가를 쓸 수 없게 되어 여행을 포기하고..

 

그 당시 나는 아주 우울했는데, 그 우울의 원인은 '무력감'이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내 행복들에 속상했고, 그 포기하는게 익숙해져서 저항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아주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어쨌든 그건 나의 선택이었다. 

 

결국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는 것도 나여야 한다고 생각하면, 인생의 중심이 잡히는 기분이다. 

 

이제 곧 2월이면 다시 바쁜 일상이 시작될 예정인데, 바쁨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기로 다짐한다. 

 

 

무엇이든 언제 시작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열정을 갖고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느냐가 중요하다. (책 중에서)

 

서른 살이 넘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꿈꾸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로 성공하고 싶다면, 그 바람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 꿈은 분명 이루어질 것이다. 비록 가는 길이 험난하고 때론 넘어져 다칠 수도 있지만, 인생에서의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책 중에서)

 

30대로 진입하면서 또 하나 우울했던 것이, 바로 더이상 꿈을 꿀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없는 것인가 - 에 대한 생각이었다. 어떻게 일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꿈까지 꾸지?

 

책을 읽다보니, 구지 30대라고 해서 꿈을 꾸지 못할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더 열심히 꿈을 꾸어야 하고, 그 꿈을 살아내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게 없으면 말라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아있다면 40대를 맞이할테고, 그렇게 되면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해 온 30대의 내가 고맙겠지.

 

한반도 평화 전문가. 영어와 중국어 실력이 출중한 능력있는 사람.

음악과 피아노를 사랑하는 예술가.

작가.

 

사실 이 꿈은 15살 이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조금씩 구체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이 꿈을 살아내야지. 

30대의 나도 여전히 나다. 

 

 

4. 사랑하고, 사랑하며.

 

이제 그들은 부모처럼 자신을 온전히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연인을 꿈꾼다. "날 사랑한다면 그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냐?" 라고 당당히 말하면서... 그러나 연인은 부모가 아니다. 그저 나와 같은 것을 바라는, 나와 비슷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므로 연인에게 부모의 역할을 강요하지 마라. 그리고 "사랑한다면 이것도 못해 줘?" 라고 묻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라. 과연 나는 그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고 있는가를. 사랑이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욕구를 조율해 나가는 것이므로. (책 중에서)

 

사소한 습관까지도 알고 있는 사람, 그걸 알면서도 자신을 참고 견뎌 줄 뿐 아니라 사랑해 주는 사람, 그래서 인생의 역사를 같이 써 내려가는 사람, 현재의 경험을 공유하고 그 경험에 의미와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배우자이다. 무엇이든 '함께할'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큰 축복 아닐까? (책 중에서)

 

만약 죽을 때, 그 마지막 순간에 가지고 가야 할 기억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까? 학교에서 1등했던 기억? 일에서 성공한 기억?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의 기억? 글쎄, 아무리 기쁘고 영광스런 기억이 있다 한들 죽음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 그것들이 위로가 될까? 그보다는 죽어 가는 내 옆에서 두려움에 벌벌 떠는 나의 손을 꼭 잡아 줄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내 귀에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고 나 또한 '사랑한다'고 말해 줄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진정 나의 삶이 완성되는 순간 아닐까? (책 중에서) 

 

내가 그에게 나의 꿈과 인생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하듯이, 나도 그가 걸어가고자 하는 인생의 꿈을 존중해야 한다.

 

책에서는 연인에게 부모의 역할을 애인에게 요구하지 말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의 행복만을 바라고, 나의 성장만을 바랐던 것은 우리 부모님이지 나의 연인이 아니다. 나도 그를 위해 그만큼 위해줄 수 없으면,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뒤돌아봤을 때 내 인생 행복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관계'가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하는 데 100%를 쏟으면서 사랑하는 상대에게 10%도 노력하지 않으려고 하는 건 분명, 어리석은 것이다.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 사랑과 이해를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작은 생명을 품에 안고 키우는 것은 인생에서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행복이다. 그러니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그 시간을 마음껏 즐겨라. 아이는 그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잘 성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성취를 사랑하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책 중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꼬마와 같이 추는 왈츠와도 같다. 일방적인 수혜가 아니라 아이의 보폭에 맞춰 가며 같이 추는 왈츠. 때로는 이끌고 때로는 넘어지지 않게 잡아 주면서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는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다. (책 중에서) 

 

그러므로 당신이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줄 수 있는 만큼의 사랑을 주고,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책 중에서)

 

아직 결혼도 안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억해두고 싶어서 적어둔다. 

 

아이를 키워가는 동시에, 아이가 엄마도 키워간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일 하는것도 재밌고, 직장에서 성장해나가는 것도 좋지만, 엄마로서 성장해 가는 것은 어떤 것일까 - 두려우면서도 기대된다.

 

 

30대는 녹록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시기인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의 나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고, 여태까지 살아온 나의 인생에서 가장 성숙된 날이다.

 

미리 생각해보는 나의 10년- 보람차고 행복한, 빛나는 시간들로 채워지기를 기도한다. 

 

Posted by tranqu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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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 인생을 동화같은 이야기와 부드러운 색감으로 그려낸 영화 소울.

 

 

이야기는 중학교 재즈밴드 교사의 별 볼일 없는 일상적인 하루로부터 시작된다. 

 

아주 운이 좋게 자신이 꿈꾸던 밴드와 함께 공연을 하게 되기로 한 그 날,

 

운명의 장난인지 그는 Great Beyond, 죽음의 공간으로 넘어가게 된다.

 

 

꿈을 이루기 전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그는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Great Before, 탄생 이전의 공간에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러나 여러 삶을 간접적으로 보고 지구로 내려가 그 지난한 삶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한 영혼과 만나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시 꼭 살고 싶은 영혼과, 한번도 살아보지 못하기를 원하는 영혼은 서로를 통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며 삶을 마주한다. 

 

 

영화는 진정한 인생의 목적과 의미는 꿈의 '달성'이 아니라, 그 꿈을 '살아가는' 매일의 일상에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면서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라는 소설도 생각이 났다. 재능은 있지만 특별히 이루어 낸 것 없는 평범한 남자의 무료한, 어쩌면 실패인 것 같아 보이는 인생 이야기가 소울의 주인공 중년 남자와도 닮아 있었다. 

 

일상을 살아간다는 건, 그 꿈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평범하다.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그 일상은 사실 진심을 다하는 순간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의미가 된 순간과,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사랑한 순간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과, 시원한 바람이 주는 자유와 기쁨들로 반짝인다. 

 

후회도, 부끄러움도, 실패도, 실수도 있지만, 어쨌든 살아있다는 건, 살아간다는 건 그런 점에서 이미 아름다움을 간직한 예술이다.

 

Posted by tranqu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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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월 오슬로 둘러보기

2020. 11. 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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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월 오슬로 도착

2020. 11. 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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